말을 마음대로 마구 토해내는 사람, 그렇게 토해내는 말들이 모두 살아 있는
구수한 우리 말이 되어 있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우리는 이런 사람의
말에서 비로소 잊었던 고향으로, 우리의 넋이 깃든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어렸을 때 배운 고향의 말을 참 용하게도 잊어버리지 않고
빼앗기지도 않고 잘도 가지고 있구나 하고 한없이 부러워진다.
우리는 누구든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부모로부터 평생을 쓰게 되는 일상의 말
대부분을 배웠다. 그러나 학교란 곳에 들어가고부터는 집에서 배운 말과는 바탕이
다른 체계의 말을 익혀야 했다. 그래서 부모한테서 배운 말을 부끄럽게 여기고
잊어버리게 하는 훈련을 오랫동안 받았던 것이다. 학교뿐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그랬다.
우리 겨레 전체를 보아도 그렇다. 지난 천 년 동안 우리 겨레는 끊임없이 남의 나라
말과 글에 우리 말글을 빼앗기며 살아왔고, 지금은 온통 남의 말글의 홍수 속에
떠밀려가고 있는 판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 이 나라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일조차 아예 그만두었다. 날마다 텔레비젼을 쳐다보면서 거기서 들려오는
온갖 잡탕의 어설픈 번역체 글말을 듣고 배우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오늘날 우리가 그 어떤 일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이 외국말과 외국말법에서 벗어나
우리 말을 살리는 일이다. 민주고 통일이고 그것은 언젠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그것을 하루라도 빨리 이루는 것이 좋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3년 뒤에 이뤄질
것이 20년 뒤에 이뤄진다고 해서 그 민주와 통일의 바탕이 아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말이 아주 변질되면 그것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 한번 잘못 병들어 굳어진 말은
정치로도 바로잡지 못하고 혁명도 할 수 없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남의 말, 남의 글로써
창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말로써 창조하고 우리 말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 책 맨뒤에 있는 글
구수한 우리 말이 되어 있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우리는 이런 사람의
말에서 비로소 잊었던 고향으로, 우리의 넋이 깃든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어렸을 때 배운 고향의 말을 참 용하게도 잊어버리지 않고
빼앗기지도 않고 잘도 가지고 있구나 하고 한없이 부러워진다.
우리는 누구든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부모로부터 평생을 쓰게 되는 일상의 말
대부분을 배웠다. 그러나 학교란 곳에 들어가고부터는 집에서 배운 말과는 바탕이
다른 체계의 말을 익혀야 했다. 그래서 부모한테서 배운 말을 부끄럽게 여기고
잊어버리게 하는 훈련을 오랫동안 받았던 것이다. 학교뿐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그랬다.
우리 겨레 전체를 보아도 그렇다. 지난 천 년 동안 우리 겨레는 끊임없이 남의 나라
말과 글에 우리 말글을 빼앗기며 살아왔고, 지금은 온통 남의 말글의 홍수 속에
떠밀려가고 있는 판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 이 나라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일조차 아예 그만두었다. 날마다 텔레비젼을 쳐다보면서 거기서 들려오는
온갖 잡탕의 어설픈 번역체 글말을 듣고 배우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오늘날 우리가 그 어떤 일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이 외국말과 외국말법에서 벗어나
우리 말을 살리는 일이다. 민주고 통일이고 그것은 언젠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그것을 하루라도 빨리 이루는 것이 좋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3년 뒤에 이뤄질
것이 20년 뒤에 이뤄진다고 해서 그 민주와 통일의 바탕이 아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말이 아주 변질되면 그것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 한번 잘못 병들어 굳어진 말은
정치로도 바로잡지 못하고 혁명도 할 수 없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남의 말, 남의 글로써
창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말로써 창조하고 우리 말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 책 맨뒤에 있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