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다 끝났다.

지금 내 몸은 만신창이.
목감기에 콧물에 무릅도 시려오고,
근육통에 머리도 아프고..

따뜻한 방이 그리워 오랫만에 집으로 왔건만,
부모님 얼굴 채 10분도 안보고 혼자 컴퓨터 하고 있는 나는..
아직 못됐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그 커다란 행복을 나는 매일 잊고 사는건 아닌지...

얼마전 부산에 다녀오는 길...

지하철에서 한 아주머니께서 머리를 조아리시고,
도움을 요청하고 계셨다.
지하철 한칸이 그 아주머니의 가방에서 나는
악취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피하려 했다.

입을 가리고 인상을 찌푸리고,
나도 냄새가 역겨웠다.
근데 얼굴을 찌푸릴수가 없었다.
나도 그리 깨끗하지 않으니까.

아주머니가 내 앞으로 왔다.
주머니에서 천원짜리를 꺼내어 다 드렸다.
고마워 하시며 눈도 못마주치시고 고개를 조아리신다.

아주머니 눈을 보았다.
촛점이 없어 보였다.
그 아주머니도 돌아 갈곳이 있다면...

그런 자그마한 끈이라도 있다면...
어딘가를 바라보지 않을까 
조그만 발버둥이라도 치시지 않을까...
...싶어 안쓰러웠다.

200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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